그녀는 크리스마스트리를 보고 빙그레 웃었다. 색색의 전구들이 몹시도 밝았다. 잠시 그녀는 사람들이 나무에 이런 짓을 한다는 게, 나무를 그렇게 번쩍거리도록 장식한다는 게 당혹스러웠다. 사람들은 이런 장식을 일 년 내내 기다린다. 그리고 몇 주만 지나면 나무는 장식이 모두 벗겨진 채 버려져 으낵 술을 매달고 길가에 굴러다닐 거라 생각하자 다시 얼굴이 훅, 붉어졌다. 눈 더미 위에 아무렇게나 내던져지고 쓰러진 채, 잘려진 줄기가 어색한 각도로 공중을 찌른 모양새일 나무가 얼마나 안쓰러울지 상상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