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귀염성이 없다는 거였다. 짙은 눈썹과 계집아이답지 않은 단단한 기골이야 걱정의 강한 남성적 특질을 물려받아서 그렇다 치더라도, 어린아이답지 않은 우울한 눈빛은 그녀를 안아주려 다가서던 어른들을 멈칫거리게 만들었으며 검은 피부와 뭉툭한 코는 그녀를 쓰다듬어주러 다가가던 이웃들을 망설이게 만들었다. 그런 그녀의 외모는 어딘가 불행의 예감을 갖게 만들었지만 쌍둥이자매는 개의치 않았다. 그들은 그저 웃으며, 춘희가 사내애였으면 틀림없이 장군감이었을 거라는 말로 안타까움을 표시했을 뿐이었다.
또 한 가지 춘희에게 있어서 안타까운 점은 말을 하지 못한다 는 것이었다. 두 자매가 아무리 어르고 옹알이를 시켜보아도 춘희는 그저 멀뚱하게 쳐다보기만 할 뿐 도통 입을 열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들은 춘희가 애초에 귀머거리가 아닐까, 귀에 대고 손뼉을 쳐가며 어러모로 실험을 해보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