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떨어져 순수하게 관조하는 순간이야말로 헤벨의 가장 심오한 영감이 샘솟는 때이다. 그는 이렇게 쓴다. “우리 모두 은하수를 알지 않습니까? 꼭 하늘거리는 넓은 허리띠처럼 천상을 감싸고 있지요. 희뿌연 빛을 뿜어내는 영원한 안개띠와 같습니다. 그런데 천체망원경을 통해서 바라보면 이 빛의 안개는 셀 수 없이 많은 작은 별들로 흩어져 있습니다. 그건 마치 창밖으로 산을 내다보면 그저 푸르름만 보일 뿐이지만, 평범한 거리에서 보면 나무들 하나하나가, 나뭇잎 하나하나가 보이는 것과 같습니다. 일일이 다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