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금복은 이미 원재료를 사서 약간의 손질을 거친 후 더 가
치가 높은 상품으로 만들어 파는 가공업의 요령을 터득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이 말린 건어물이 시장에서 절대적인 경쟁력 을 갖게 되자 금복은 출하시기를 적당히 조절해 더 많은 이익을 남기기도 했다. 예컨대, 차례에 쓸 북어를 명절 전까지 창고에 쌓아 두고 있다가 가격이 한껏 올랐을 때 일제히 출하하는 식이었다. 다 른 덕장을 운영하는 경쟁자들도 금복의 방법을 따라 하려 했지만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았다. 생선을 사들일 때부터 금복은 방법이 남달랐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선주들을 찾아가 출어를 하기 전 에 미리 돈을 줘서 물 좋은 생선들을 싼 가격에 확보했다. 현대적인 개념으로 말하자면 일종의 선물거래였던 셈이었다. 어린 금복 에게 그런 놀라운 수완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생선장 수 한 사람뿐이었다. 그 덕에 그는 머지않아 생전 본 적도 없는 큰 돈을 만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