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은 아직 죽지 않고 그녀의 팔을 휘감으며 꿈틀댔다. 두툼한 몸뚱이에 길이가 세 자도 넘는 제법 큰 놈이었다. 뱀의 목을 이빨로 물어뜯어 가죽을 벗겨내자 하얗고 통통한 몸체가 드러났다. 위장 안엔 채 소화되지 않은 참개구리와 날벌레가 들어 있었다. 물에 헹궈 핏물을 씻어낸 후. 춘희는 뱀의 몸통을 한 손에 말아쥐고 머리끝부터 우적우적 날로 씹어먹기 시 작했다. 이빨로 한 토막씩 끊어 오래 씹자 기름기를 머금은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육즙이 다 빠져나가고 남은 뼈 찌꺼기 는 뱉어냈다. 그렇게 그녀는 앉은자리에서 뱀 한 마리를 천천히 다 먹어치웠다. 뱀의 위에서 나온 개구리도 물에 헹궈 마저 입에 넣 었다.
오랫동안 비어 있던 뱃속에 육기가 들어가자 곧 내장이 뒤틀리 며 구역질이 치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