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아람 기자님의 필력이야 말뭐해이고, 아트북스의 작품 완성도는 또 두말하면 입아프지만 예술문화에 국한된 분야에 주력한다는 나의 선입견을 그야말로 부쉬어버린 책. 공부하기 위해 떠났다고 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주변의 시선이 있을 법한 세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신의 소신과 이끌림대로 낯선 곳에서의 적응와 삶을 선택한 이야기가 너무나 흥미로웠다. 뉴욕이라는 곳에서 낯선 이 즉, 주변의 이방인으로서 머물렀던 고독과 외로움 그리고 적응해나가며 느끼는 다양한 감정과 배움을 정말 솔직하게 풀어내며 예술을 바라보는 시야에 대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어릴 적 내가 화려한 야경과 차들이 오고 가는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보며, 알 수 없는 가슴 속 뻐근함을 아직도 기억한다. 그 멋진 공간에 내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뼈저린 현실을 어릴 때는 그저 고통으로 사회인의 입성 후에는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으로 발현된 과거가 스친다. 어슴프레 한 동질감을 느끼는 것이다. 물론 지금의 나 역시 삶 속에서 배울 것들이 쌓여 있는 청년에 불과하지만, 이와 같은 과거를 먼저 지나간 작가님의 기록들을 보며 과거의 선택들로 이루어진 오늘의 나는 위로받을 수 있었다.
동시에 나 역시 괴테에게 이탈리아 여행이 끼친 영향, 브론테에게 벨기에 영행이 준 자극, 괴테와 뒤러의 여행을 뉴욕 생활의 모본과 같은 경험을 쫒아가며 사는 작가님의 삶을 갈망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헤세가 찬사한 이탈리아의 면모 역시 궁금하다.) 삶을 이렇게 소중하고 치열하게 깨달으며 살아가는 태도를 갖추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