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토렐리아를 시작으로 약간 긴장하며 읽었다. 문체가 주는 극도의 긴장감 때문인 것 같다. 요즘 스타일인가 싶기도 하다. 커다란 하나의 우화로도 읽혔다. 작가는 어떻게 읽는가를 읽는 도중 <<패스토렐리아>>를 썼다는 대목이 나와 꼭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마침 독파 챌린지의 큐레이션에 있어 반갑게 신청한 기억이 난다. 자신이 말한 대로 어쩌면 자신의 원칙에 입각해 쓴 실험적인 작품들인 것도 같았다. <<특성없는 남자>>, <<율리시즈>>,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는 확연히 다른 극도로 건조하고 간결한 문장들은 어쩜 현대적인 수식어가 붙지 않을까 나혼자 생각했다.
정서는 조금 다르지만 회화로 치면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호퍼는 왠지 서늘하고 쓸쓸하고 씁쓸한 슬픔의 정서에서 올라온 각종 정서들을 느끼게 한다. 물론 주관적인 느낌이다. <<작가는 어떻게 읽는가>>를 읽을 땐 매우 따뜻하다고 느꼈는데, <<패스토럴리아>>는 따뜻함 보다는 비정한 현대의 감정도 있는 것 같다. 독파 챌린지 덕분에 한국 작가 외국작가의 단편을 많이 접하게 되어 읽게 되지만, 알 듯 모를 듯하다. 아직은 단편이 어렵다.
다음 세션에 등장한 <<바르도의 링컨>>은 어떤 느낌일지 기대하면서 조금 재미없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