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의 이야기를 통해 각각의 계절을 버텨내는 힘을 얻어갑니다.
사슴벌레식 문답을 통해 벗어날 수 없는 현실과 한계를 마주하며, 후회와 반성이 아닌 지금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때 왜 그랬는지 지금 왜 그러고 싶은지 반복되는 질문 속에서 어떻게든 그렇게 된다는 대답들에 가슴이 아프다가 두려웠다가 그러다가 받아들이는 시간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경험하며 나는 부끄러운 지난날을 꾸역꾸역 목구멍으로 집어 삼키며 받아들이는 중입니다. 여전히 두렵고 힘든 일이지만 그래도 된다고 그럴 수도 있다고 이 책이 나에게 위로해주는 듯한 느낌입니다.
고귀하지 않은 나를, 고귀하지 않은 우리를 생각했습니다. 하늘높이 아름답게를 읽으며, 나는 베르타였기도 하고 마리아였기도 하는 순간들을 경험하면서 부끄럽고 부끄럽고 또 부끄러운 마음이 가득해졌습니다.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고 싶었던 어린 마리아의 모습에서 지금의 나를 마주하고, 눈에 띄지 않고자 했던 그 결과가 성공인지 실패인지 모를 고된 마리아의 삶에 대해 생각합니다. 상처를 가슴 깊이 담고 살았던 마리아의 삶이 아프고, 그 속에서 하루하루를 힘을 내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이내 그 용기가 부럽다는 생각을 합니다.
희망을 발견하며 끝나는 듯한 기억의 왈츠에서는 모든 것이 끝난 것 같고 이미 되돌릴 수 없고 그래서 조금의 희망도 느껴지지 않는 그 상황을 희망으로 바라보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가슴이 답답하고 놓쳐버린 것에 대한 후회가 나에게도 전해져 마음 가득 차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정말 희망의 결말일까요.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보며 각각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또는 버텨내고 견뎌내는 모습들을 통해 나에게도 다가올 각각의 계절을 나도 그들처럼 어떻게든 잘 지나보낼 수 있을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용기내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