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달을 올려본다고만 생각하지. 달이 지구를 보고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는 것 같아.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지구를 바라보고 있는 것은 달인데 말이야."
나는 보이지 않는 달을 찾아 잠시 하늘을 헤아려 보았다.
"언제나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으니까, 고요는 버티는 걸 힘들어해. 지구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그 애의 유일한 단점일 거야."
이우연의 눈이 다시 나를 향했다.
"그리고 이수현 넌 슈퍼맨은 아닐지 몰라도, 엄청난 지구력을 가진 지구인이야. 여기까지 온 것만 봐도 그래."
이우연이 피식 웃으며 덧붙였다.
"나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모르니까, 잘 모르니까 온 거야. 나는 널 알고싶으니까." _p.229-230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