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바로 그 숱한 전쟁 이야기들 중 하나이다. 하지만 동시에 다른 이야기이다. 이 책은 여자들의 전쟁을 이어기한다. 작가 스스로 말했듯이 전쟁은 인류 역사에서 그 수를 헤어리기 어려울 만큼 수천 번도 넘게 있었고, 전쟁에 대한 책은 그보다 더 다양하고 많았지만, 거의 하나같이 남자들 입장에서 이해하고 받아들인, ‘남자’의 목소리로 들려준 ‘남자’의 전쟁이었다. 여자들 역시 전쟁의 당사자이자 가장 큰 피해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자들 입장에서의 전쟁은 그 누구도, 심지어 여자들 자신조차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래서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여자’의 전쟁을 이야기한다. 그건 전쟁에 대한 다른 수많은 책들이 말하지 않았거나 간과한 탓에 우리가 알지 못했던, 알았더라도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전쟁의 새로운 얼굴이다. ‘여자’의 전쟁은 전쟁에 대한 우리의 일반적인 통념을 깨뜨린다. 우리가 알던 전쟁보다 ‘더 현실적이고 더 잔혹하며 더 실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