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우연>은 교실 안에서 일어나는 괴롭힘에 관한 이야기, 말하기 어려운 속내를 SNS에 털어놓으며 익명의 상대와 관계를 형성하는 현재의 청소년 모습들을 그려내고 있지만 자극적인 모습이나 비판하고 평가하는 시선이 아닌 아이들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해 나가는지 따뜻한 시선을 담아 보여주고 있다. 또 SNS를 통한 온라인 공간을 누군가에게 과시하고 보여주기 위한 공간이 아닌 오히려 현실보다 솔직하게 자신의 속마음을 표현하는 공간으로 보여준 것이 색달랐다.
<고요한 우연>을 통해 아폴로 11호의 탑승자 였지만 달에 착륙하지 못한 사령선의 조종사였던 마이클 콜린스의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다른 동료들이 달에 발자국을 남기는 동안 우주선에 홀로 남아 오롯이 혼자서 달의 뒷면을 바라 본 마이클 콜린스는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알아채는 수현이의 모습과 겹쳐 보여졌다.
수현이의 나이였을 때 아니 어쩌면 지금도 나의 인생은 너무 잔잔하고 평범한 가끔은 보잘것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평범한 인생을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이고 값진 것인지, 매일이 이벤트 같고 특별 하다면 그런 일상도 어느 순간엔 특별함은 느껴지지 않는 그저 그런 익숙한 일상이 될 것이기에 평범함이 가진 힘이 얼마나 큰 것인지 잘 안다. 좀 더 반짝이고 좀 덜 반짝일 뿐이지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반짝이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도 잊지 않게 해준 <고요한 우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