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의 펄럭임은 마리아가 처음으로 아주 먼 곳, 비좁고 사람 하나 하나가 도드라지던 집과 동네를 벗어나 스스로의 선택으로 떠나던 때 받은 배웅, 그제서야 환대 받듯 찬란하게 받은 배웅. 어디로든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을 듯이 몸에 바람 결이 흘러든 기분이지 않았을까. 그래서 자신이 낳은 아이 곁으로도 어쩐지 멀리멀리 떠나갈 수 있는 기분이 든 건 아닐까.
태극기를 판다는 건 그런 펄럭임의 모습과 함께 자신 안의 바람결을, 염치 없이(마리아는 그렇게 생각한 거 같다) 아들에게로 가 닿고자하는 바람을 매번 잘라내고자 하는 어떤 몸짓이 아니었을지. 그렇다한들 바람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