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6일에 책을 받고 펼치자마자 헉 하며 숨이 멎었다. ‘그’ 사슴 벌레가 첫 번째에 놓여 있었으니까. 맨 처음 에픽이란 잡지에서 무료 분으로 풀어준 이 단편을 읽었을 때 이야기가 전하는 바가 뭔지도 모르고 가슴이 답답하고 애달퍼 며칠을 다시 또 다시 읽으며 앓았다.
그런데 그게 사슴벌레뿐이 아니었던 겁니다.
대개 소설 집을 읽다보면 남는 것이 두어개, 나머지는 가물가물 기억 저편으로 사라자곤 하는데 각각의 계절 속 이야기들은 귓바퀴에 붙어 뱅글뱅글 노래가락처럼 쉬이 잊히지도 않는다. 조금은 악몽 같이. 머리 맡에 앉아 내가 길어온 기억 여기저기에 함께 하며 소설 속 말들을 들려주기도 하고, 어떤 감정을 쥐어준 채 물끄러미 날 내려다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