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여럿이 모여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우린 서로 어떤 얘길 하고 있는거지? 할 때가 있다.
각각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대화는 꾸준히 진행된다.
가끔은 그러다가 진짜 ‘대화’가 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말만 하다가 끝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대체로 누군가와 무언가를 나누었다 여기기도 하고, 아주 가끔은 도대체 어떤 이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모호할 때도 있다.
<각각의 계절> 속 대부분의 이야기가 마치 그런 모임에서의 의미가 있거나 혹은 없기도 한 ‘말’ 혹은 ‘‘생각’‘을 관망하는 듯한 느낌이다.
분명한 건, 상대가 느끼는 것들과는 무관하게 말을 하는 주체는 분명 선명하게 전하고자 하는 무언가가 있었을 것이다. 그 무언가가 이미 말하는 주체로부터 왜곡되어 있다하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그 무언가를 어떤 이들은 이해하고 또 오해하기도 하겠지.
어쩌면 서로의 말만 하고 있는 우리 혹은 그들은 결코 진짜 ‘의미’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사슴벌레식 문답‘이 하나의 의미를 가진 게 아닐 수도 있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