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삶의 이유는 뭐야?"
"그런 게 어딨어. 그냥 사는 거지."
여느 때보다 놀라울 정도로 평화롭고 별일 없는 일상에 가끔 의문이 고개를 든다. 우연이의 메세지처럼 "조금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조용하고 잔잔한" 삶이 "깊은 산 속에 고인 호수처럼 영원히 흐를 일도 마를 일도 없는" 지루함에 끔찍해지면 어쩌나? 무엇으로 별일 가득한 인생을 꾸려가야 하나? 그러나 삶의 안정성과 특별함은 서로 상관관계가 없다. 인과관계는 더더욱 없다. 다만 주인공 수현이 엄마의 말처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약간 심심할 정도로 평범한 인생이라는 거"를 어느 순간부터 알게 되었다. 별일 없는 일상을 위해서는 사실 별스럽게 유난을 떨어야 한다는 사실을. 몸과 마음, 주변의 환경과 사람들에 끊임 없이 관심을 갖고 보살피지 않으면 '무탈'의 상태가 금방 깨진다는 것을.
나를 특별하게 하는 것은 특출난 외모와 재능이 아니다. 특이한 이름도 아니고, 말 잘하고 활달한 성격도 아니다. 스스로 빛을 내지 않아도 내가 반사하는 밝은 빛이 있다고 다정하게 말해주는, 그런 나를 알아봐주고 좋아해주고 지지해주는 ㅡ그리고 당도 100으로 만든 버블티 한 잔을 링거로 놔 주는ㅡ 친구가 있다면 나는 특별해진다. 다정한 관심은 지극히 평범한 존재를 반짝이게, 사소한 존재를 더없이 특별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지금까지는 오직 내가 특별해지는 데 대해서만 관심을 기울였다면, 이제는 내 곁에서 적절히 '위치 선정'을 하고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특별하게 만들어주고 싶다.
"그리고 나는 네가 궁금해졌어. 아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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