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것을 꼽으라면 '독자 여러분에게'로 시작하는 작가의 편지다. 그저 제목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듯했지만 "각각의 시절에 맞는 각각의 힘들"이란 말에서 더없이 큰 위안을 받았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이었고 또 그래야만 했던 것. 정답을 거저 얻은 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책을 완독하고 나면 복잡하면서도 다시 정리가 된다. 이 편지는 '독자 여러분에게'가 아닌 소설 속 인물들을 위한 말이 될 수도 있다는 걸. 각기 다른 시절을 나면서 각각의 인생을 살고 있는 인물들의 현시점에 가장 적절한 말. 되돌릴 수 없는 과거로의 회상도, 덧없는 관계와의 감정은 그것대로 각각의 힘을 낸 것이라고. 그래서 그들에게 위안이나 위로가 될 수 있을까 싶지만 굳이 그런 게 아니더라도 더 중요한 것을 건넨다. 읽자마자 단번에 꽂힌 이 문장처럼, "직시하지 않는 자는 과녁을 놓치는 벌을 받는다."
사무치게 아릅답고 무심하게 그리운 것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다만 지금 주어진 이 시절을 위한 힘을 내기. 직시할 수 있는 힘을, 살아내기 위한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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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권여선 소설 처음 읽는 몽충이......ㅠㅠㅠㅠㅠ 좋아서 날뛰는 중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