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 얼굴들을 지금까지도 모두 기억해. 모두들 눈에 선하지.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다. 세월이 그렇게 흘렀는데, 이상하지? 누군가는 잊을 법도 한데, 하다못해 한 사람 정도는 얼굴이 떠오르지 않을 법도 한데 말이야. 정말 단 한 명도 잊지 않았어. 모두 다 기억하지...... 모두 다 눈에 선해..... 무덤을 만들어주고 싶었어. 우리들 손으로 직접. 하지만 언제나 그렇게 해주지 못했어. 우리는 떠났고 그들은 남았지. 머리에 붕대를 감아주는 사이에 죽어버린 부상병도 있었어. 머리 전체에 붕대를 친친 감은 채로. 그래서 그 병사는 머리에 붕대를 감고서 따에 묻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