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죽집을 나와 집으로 돌아오던 어느 밤, 아직 달궈진 차도의 아스팔트로부터 세차게 불어오는 열풍을 얼굴에 맞으며 신호등 앞에 서 있었다. 편지를 이어서 써야 한다고 그때 생각햇다. 아니, 새로 써야 한다고. 유성 사인펜으로 겉봉에 유서, 라고 적어둔, 수신인을 끝내 정하지 못했던 그 글을, 처음부터 다시.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백나리
2024.09.16 목그렇게 죽집을 나와 집으로 돌아오던 어느 밤, 아직 달궈진 차도의 아스팔트로부터 세차게 불어오는 열풍을 얼굴에 맞으며 신호등 앞에 서 있었다. 편지를 이어서 써야 한다고 그때 생각햇다. 아니, 새로 써야 한다고. 유성 사인펜으로 겉봉에 유서, 라고 적어둔, 수신인을 끝내 정하지 못했던 그 글을, 처음부터 다시.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