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알아?"
나는 수평선을 바라보며 물었다.
"우리가 태어나던 해에 명왕성은 행성의 지위를 잃어버렸대."
태양계의 아홉 번째 행성이었던 명왕성은 달보다도 크기가 작다는 이유로, 궤도의 모양이 다른 별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행성이라는 이름을 빼앗겼다.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으니까."
이우연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는 듯이 말했다.
"나는 안타까웠어. 할 수만 있다면 기준을 바꿔서라도 행성이라는 이름을 다시 붙여 주고 싶었어. 그땐 미처 몰랐거든. 우리가 어떤 이름으로 부르든 명왕성이 별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걸. 꼭 행성이 될 필요는 없는 거야."
명왕성은 지금도 여전히 태양을 공전하며 움직이고 있다. 궤도의 모양을 수정할 필요도, 속도를 높일 필요도 없다. 나는 이우연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말했다.
"그러니까, 돌아가자. 우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