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오리온자리."
정후가 나란히 떠 있는 세 개의 별을 가리키며 말했다. 문득 정후를 처음 만났던 날이 떠올랐다. 찬란한 별빛이 모두 내 가슴 속으로 쏟아지는 것 같았던 그 순간.
"아, 나도 한순간이라도 좋으니까, 저렇게 반짝반짝 빛나 보고 싶다."
"지금은 아닌 것 같아?"
정후가 옅은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
"금성이다."
초승달 옆으로 낮게 걸린 별 하나가 보였다. 다른 별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선명하고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저게 금성이구나."
"태양이랑 달을 제외하면 지구에서 가장 밝게 보이는 별인데, 금성은 사실 빛을 내는 별이 아니잖아."
정후가 금성을 바라보며 말했다. 과학 시간에 배웠던 행성과 항성의 차이점이 떠올랐다.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인 항성과 다른 항성의 빛을 반사해서 반짝이는 행성.
"그렇지만 저렇게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이기도 하지."
정후가 내 눈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수현이 너도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