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자꾸만 나를 괴롭히던 문제가 어쩌면 지극히 보편적이고 평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조금 울적해졌다. 평범하다는 고민조차 평범한 것이었구나.
"내가 시시하고 따분해서, 가끔은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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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삶이 끔찍하다는 뜻이야?"
"반은 맞고 반은 틀려."
이우연이 대답했다.
"내 삶 자체가 끔찍하다는 뜻은 아니야. 조금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조용하고 잔잔할 뿐이지. 그렇지만 깊은 산속에 고인 호수처럼 영원히 흐를 일도 마를 일도 없는 이 지루함이 끔찍하긴 해. 말장난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