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쯤 역시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인 소설 『훌훌』을 읽은 적 있는데, 그때도 생각했지만 청소년소설은 청소년소설만의 매력이 있다.
청소년 시기 겪을 수 있는 고민과 갈등, 그런 과정을 통해 여러 경험을 하고,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성장하고..
그 시절을 한참 전에 겪은 어른(?)으로 당시의 기억을 회상하며 공감하기도 하고, 그런 시기를 거쳐 성장하고 성숙하는 거라고 미소짓게 한다.
그렇다고 청소년소설에서 다루는 내용이 10대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나이나 세대를 떠난 보편적인 여러 고민과 감정이 이야기 속에 담겨있어서 나를 돌아보게 하기도 한다.
소설 『고요한 우연』은 이런 청소년 소설로서의 매력을 한껏 담은 좋은 이야기다.
처음부터 끝까지 공감하고 이입하면서 재미있게 읽었고, 이야기 속에 담긴 여러 감정이 마음에 깊게 다가왔다.
소설은 집단 따돌림 같은 묵직한 문제도 다루지만 십대의 '평범한' 고민거리도 다룬다.
수현이나 우연같은 평범한 이의 고민도, 고요나 정후처럼 특별하고 빛이 나 보이는 이의 남모를 고민도...
그러면서도 10대 때에나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풋풋한 이성 간의 호감이나 소소한 일상도 그려낸다.
진형민 작가의 추천평처럼 '가장 일상적인 소재들을 정성껏 품어 다정한 공감의 서사를 완성'한 이야기이다.
읽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치유되는 듯한 소설이다.
그렇다고 여러 의미만 담고 있는 소설은 아니다.
전개되는 이야기 자체도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소설은 말도 없이 사라진 아이가 생겨 그에 대한 학교의 조사가 이루어지는, 미래의(?) 장면으로 시작한다.
사라진 친구는 누구일까, 사라진 아이가 주인공 수현의 꿈에 등장한 친구와 동일인물일까 추측하는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소설은 소소한 부분에서도 뭔가 내 예상과 다르게 내용이 흘러가서 계속 이야기에 집중하며 읽게 되었다.
가볍게 집어든 책인데, 나에게 남긴 인상은 절대 가볍지 않았고 여전히 여운이 남는다.
좋은 이야기를 읽어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