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난 “힘들이지 않아도 술술 읽히는 책”이었다. 작가와 편집자가 책의 가독성 확보에 상당히 신경썼다는게 느껴졌다. 청소년을 주 타겟으로 잡은 책이라서 그럴지도. 서사 역시 자극적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흡입력을 선사하고 있다. 잘 설계된 책들만이 이게 가능하다. 과연 청소년문학상 대상에 빛날 만 하다. 다만, 메세지 전달을 위해 멕거핀들이 지나치게 남발되어 서사가 정리되지 않아 아쉬웠다. 줄여서 예기하면 김이 샌다는 거고. 뭐 어쩌면 여기 인물들이 나라는 사람 하고는 너무 동떨어진 인간상이라서 내가 그렇게 느끼는 걸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야기의 힘이 이런 단점들보다 더 크기에 전체적으로는 만족하면서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