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라도 좀 특이하게 지어 주지 그랬어."
나는 괜히 이름 탓을 했다. 할아버지가 유명한 철학관에 가서 지어 오셨다는 너무나도 평범한 매 이름.
"어디 보자, 성이 이씨니까 '이렇게귀여운아기가내딸이라니' 아니면 '이토록사랑스러운아기가내딸이라니'. 어떤 게 더 좋아?"
"됐어, 재미없어."
나는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네가 엄마 나이쯤 되면 알게 될 거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약간 심심할 정도로 평범한 인생이라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