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머리가 좋지도 않고,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는, 그렇지만 크게 모자란 부분도 없는 아주 보통의 아이다. 나같은 보통의 아이들은 어떤 미래를 꿈꿔야 히는 걸까. 그냥 이대로 조용히 보통의 어른이 되는 걸까.” (p63)
우리들은 살아가며 ‘특별함’을 지닌 존재에게 자연스럽게 동경을 느끼게 되고, 그렇게 되기를 꿈꾼다.
이 책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학생인 주인공 ‘수현’이 나아가는 모습을 통해 또 하나의 평범한 존재인 독자의 마음을 움직인다.
잘난 것도 없고, 재미도 없는 나를 타인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낮추는 수현의 모습에서는 어렴풋이 나의 모습이 비추어보여진다.
우리 주변의 수많은 사람들이 특별해지기 위해 경쟁하는 세상 속에서 이 책은 ‘평범함의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 속에서는 영화 속에서 극의 긴장감 고조를 위해 너무나도 쉽게 희생되어버리거나, 그저 짧게 휙 지나가는 무명의 인물들에 대한 예시가 나온다. 그들은 극을 완성시키고, 주인공이 빛나게끔 만들기 위해 그들을 희생시키고는 한다.
하지만 바꾸어 생각해보자. 과연 그들이 없었다면 온전한 작품이 완성될 수 있었을까? 그 무명의 인물들에게도 삶이 있지 않았을까?
살아가며 내가 노력한 것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도, 그저 내가 짧게 지나가는 무명의 인물이라 하더라도, 나의 행적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었음을,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기쁨이 되었음을 이 책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었다.
세상이 커다란 하나의 퍼즐이라면 나 또한 그 안의 작은 한 조각이라는 것.
퍼즐은 단 한 조각이라도 없으면, 원하던 그림은 완성되지 않으니까.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사소한 것들의 소중함을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잊고 산다. 꼭 그것을 잃어보아야만 그것이 소중했구나, 깨닫게 된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삶이 너무나도 평범해 지겹고 괴롭다는 생각이 든다면,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당신이 걸어온 길은 결코 헛된 길이 아니라고. 당신은 이미 누군가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존재라고.’
달이 바라보고 있는 곳에서, 지금까지 김수빈 작가님의 ’고요한 우연‘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