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냐 카부로바의 죽음. 심장에 총이 맞고, 풀밭에 누운 그녀는 누가봐도 죽음의 그림자가 가까운 상황이었지만, 엄마의 편지를 듣고 눈을 감은 장면이 마음아프게 다가옵니다.
구덩이에 숨은 독일군장교와 부상당한 중사와 그를 보살피던 지나이다.
장교의 눈빛은 죽음을 예감했을테지만,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죠. 그 마음은 뭐였을까요.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사랑. 그것이 아니고는 어떤것으로도 설명이 안될것 같아요. 그 처참한 전쟁속에서.
제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눈길이나 얼굴이 생각나지 않아요.
이상하게 기억이 나지 않아요.
그만큼 감명깊은 일도, 마음을 움직일만한 충격도 없었다는 말이겠지요. 인상깊은 사람도 없다는 말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