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수의 엄마는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닦달하며 묻
는 법이 없다. 늘 대수롭지 않다는 얼굴로, 별일 아니
라는 말투로 슬쩍 문기만 할 뿐이다. 아들이 먼저 대
답하기 전까지 조바심 내는 경우도 없다. 하지만 그렇
다고 해서 걱정을 하지 않는 건 아니다. 속으로는 백
번도 더 묻고 또 물어서 아들에게 무슨 일이 있는건
아닌지 알아내고 싶지만, 홀쩍 커 버린 아들이 더 멸
어질까 참고 또 참는 것일 뿐이다.
어릴 땐 묻지 않아도 미주알고주알 참새가 찍잭대
듯 이야기를 하던 큰아들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쯤
서서히 말수가 줄어들더니 중학생이 되고 나서는 도
통 자기 이야기를 하려 들지 않았다.
엄마는 사춘기 이후 조금씩 멀어지는 아들을 꼭 껴
안고 그대로 있어 달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랬다간 아
들이 더 멀리 홀쩍 떠나 버릴 것만 같다. 아이를 키운
다는 건 이토록 어려운 일이다. 이제 조금 적응할라치
면 아이들은 또 훌쩍 커 저만큼 앞서 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