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봤을 때 기대가 좀 컸던 책인데요. 대상 수상이라는 타이틀이 달려있기도 하고 제목도 맘에 들었습니다. 초반 줄거리도 좋았어요. 근데 읽으면 읽을수록 이게 뭐지 라는 생각이 좀 들었습니다. 우선 제목이 뭘 의미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고요한 우연이라는게 정확하게 뭘 표현하려고 지은 제목인지 저한테는 잘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고요랑 우연이라는 캐릭터가 나온 건 알겠는데 막판에 갑자기 둘이 사촌지간이라는 걸 빼면 둘의 접점도 없었구요(우연이가 책상 치워주긴 했지만 그게..?) 그리고 후반부에는 내용 자체에 몰입이 아예 안됐습니다. 주인공이 익명으로 같은 반 아이들의 상처를 공감하고 알아간 것이 대단한 잘못을 한 것처럼 나와있는데, 사칭을 한 것도 아니고 왜 주인공이 명백한 잘못을 한 미숙한 청소년으로 그려졌는지 잘 이해가 안 갑니다. 심지어 정후를 제외한 나머지 둘 모두 가명이었습니다. 뭐 고요같은 애들은 '넌 내 정체를 알고 있었으면서 익명으로 날 기만한거야'라고 기분나빠하거나 하면서 오해가 쌓이는 스토리가 있을 순 있지만 주인공 친구까지 주인공한테 '넌 분명한 잘못을 했고 걔네가 용서를 안 해줄수도있지만' 이런 소리 하는 부분에서 응..? 했네요. 익명으로 비밀 캐내서 떠벌리고 다닌 것도 아닌데 말이죠. 마지막으로 고요라는 캐릭터가 조금 부실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연을 꾹꾹 담아놓은 중요한 캐릭터처럼 만들어놓고 작품 내에서 하는 짓은 주인공의 짝사랑 상대에게 화냈다가 밀어냈다가 캐모마일 차를 갑자기 건네는 것과 어설프게 도움을 준 주인공을 혐오하는 것 밖에는 없습니다. 주인공을 그렇게 경멸할 정도면 과거에 상처가 있거나 못해도 그 비슷한 일이 좀 있었을텐데 그냥 사연 많은 신비한 아이로 끝난 것 같아서 아쉽네요. 고요가 어떤 아이인지 드러난 게 너무 없어서..그래도 주연급 캐릭턴데 아쉽습니다. 책을 덮고 나서도 처음 든 생각이 '그래서 고요는 어떻게 된거야'였을 정돕니다. 주인공과 고요의 사이가 해피엔딩으로 끝날 필요는 없지만 조금 부실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고요랑 우연이의 관계는 더 그렇고요. 물론 제 부족함으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고 이 의견들 또한 순전히 제 개인적인 견해이기 때문에 모든 분들이 공감하실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기록하고자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