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채운은 반희가 ‘우리 체육관’이라고 말한 게 생각났다. 벌써 그렇게 됐나. 비정규직인 반희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 년 미만의 주기로 일자리를 옮겨야 했는데, 옮긴 직후에는 ‘내가 요즘 일하는’이라고 말한다. 어느 시점이 되면 자연스럽게 ‘우리’라는 말이 붙였고 ‘우리’라고 말한 지 얼마 안되어 다른 직장으로 옮겨야 했다. 지금 반희가 ‘우리 체육관’이라고 한 걸 보면 계약 기간이 다 되어간다는 뜻이고, 휴관일이 길어지면 아마 휴관중에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을 수도 있었다. p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