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미 작가의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지만 작품은 처음 읽어보았다. 마침 독파 챌린지에도 올라왔고 이달책에서도 판매하고 있어서 겸사겸사 구매했다.
내가 늘 그렇듯 책에 대해 알아보거나 서평을 보지 않고 구매했던 터라 이 책이 전반적으로 소녀들의 관점 (주로 1인칭)에서 그린 작품들이라는 것을 몰랐다. 또한 일종의 연작소설들이라는 것도 몰랐다.
그의 전작들을 읽어보지 못했기에 그가 어떠한 스타일의 글을 쓰는 지도 몰랐다. 이 작품집이 그의 일반적인 스타일일지, 아니면 특수한 경우에 해당하는 지도.
하지만 점차 알게 된 것은 이 작품집이 그의 작품 세계의 전환점과 같다는 것이었다. 마치 빈틈이 없어 보이는 사람이 빈틈을 만들어 그것을 채우는 그런 느낌이랄까? 어떤 면이 있는데 그것의 어떤 시점 이전과 이후의 모습은 동일해 보여도 그 특정 시점, 찰라의 순간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 수도 있다.
인생에 있어서도 그 시간은 짧게도, 길게도 느껴질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시간들은 이 작품들의 소녀들이 (혹은 엄마가) 겪은 시간들일 수도 있다.
각각 단편의 주인공들에게는 특별한 사건들이 발생한다. 주로 타인의 개입에 의해 발생하는 사건들은 대체로 주인공들을 한차례 더 성장시킨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보편적일 수도, 특별할 수도 있겠다. 누구에게나 있을 수도 있는 이야기. 하지만 어떤 이들의 비밀스러운 이야기. 그러한 이야기들이 잘 그려져 있어서 이 작가에게 관심이 생겼다. 나는 이러한 이야기들을 좋아하기에.
나만 몰랐을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또 한 명의 좋은 작가를 발견한 것 같아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