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x독파 컬래버 마지막 작품인 것 같다. 그동안 밀리x독파를 통해 문학동네에서 나온 세계문학을 여섯 편 접하면서 읽어보고 싶었지만 미처 읽지 못했던 작품들도 읽을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다. 특히 나쓰메 소세키의 이 작품은 그의 대표작이면서도 아직도 읽어보지 못했으니 말이다.
그의 작품 중에서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와 <도련님>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이 작품들이 그의 초기작들이고 <마음>은 그로부터 시간이 약간 흐른 뒤의 작품이기에, 또 신문에 연재되었던 작품이기에 좀 다를 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그의 작품이라는 것이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었다. 일단은 전반적으로 잘 읽히고 또 유쾌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밝은 것은 아니었다. 3부작으로 되어 있는 각각의 이야기에서 뒤로 갈수록 더 무거워지다가 3부에 들어서면 그 무게를 지탱하기 어려워 지지하고 있던 실이 끊어지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물론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어떤 일들이 있었을지는 약간 짐작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미스테리물이 아니다.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보다는 왜 그랬는지,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인물들의 심리묘사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이 작품의 주인공은 1,2부의 '나'가 아니라 선생님이자 3부의 '나'인 것다는 생각이 든다. 그 선생님이 알려주고자 한 것이 나에게 전달되는 과정이 소설 전반에 그려지는 것이고.
그런데 이 작품에는 당시 일본의 시대상의 반영이기도 하겠지만 (일본의 조선 강제병합 직후이기도 하고) 한국인으로서는 다소 불편한 사건들이 많이 나온다. 메이지 일왕의 이야기라든가 청일전쟁, 러일전쟁이 나오고 특히 노기 대장의 이야기는 그 불편함의 클라이막스를 이룬다. 그리고 그 사건과 더불어 선생님의 생도 끝을 맺고, 이야기도 끝이 난다. 사실 그가 제국주의를 옹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고 비판을 받기도 하니 새삼스럽진 않을 수도 있겠다.
그가 왜 이 작품의 제목을 <마음>으로 했는지는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다. 아무래도 시대와 사회의 차이가 있기에 보편적인 정서 이외의 부분은 편차가 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일단은 그 보편적인 정서에 좀 더 집중해야 할 듯 싶다.
<마음>은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세계의 전환점이 된 작품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다른 작품들을 읽어보지 못했기에 이후의 작품들은 어떤지 잘 모르겠다. 기회가 되면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평가를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