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아래
이주란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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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오고 가는 사람들, 배경이 되는 장면들. 늘 그대로 있는 것 같지만 그 안에서
잔잔한 파동이 밀려오고 나를 거쳐간 파동은 한뼘더 큰 동그라미를 그리며 누군가에게로 간다.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렇게 보이지만) 마음의 온도는 조금씩 올라거거나 내려가고 공기의 냄새도 전과 다르다. 일상이 수면 위라면 수면 아래는 모든 기억과 후회와 상처가 부유하는 공간. 해동. 얼어있는 것들이 녹아버린. 그렇게 읽어야 마음이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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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은 나누면 두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데해인괴 우경에게도 성립가능한 공식일까.
슬픔을 함께 짊어지는 것 자체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잔잔한 고요가 만드는 일상을 지탱하는 것만으로도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고요와 평온을 위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같지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헤야하는 안간힘을 보여야하는 것...수면 아래에 내 마음도 깊이 가닿으면 같이 눈물을 나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