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예비과정을 다니는 ‘나’는 여름방학에 찾은 해변에서 한 사람을 우연히 만난다. ‘나’는 그를 ‘선생님’이라 부르며 관계를 맺어가고 왠지 모를 이끌림에 선생님을 따른다. 결국 ‘나’는 ‘선생님’ 인생의 내밀한 비밀 이야기를 듣게 되는 최초이자 최후의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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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과거 자신의 행동에 매몰되어 결국은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그의 삶에 불행의 싹을 심은 이는 ‘K’. 선생님의 오랜 친구다. 두 사람은 한 여자를 사랑하는데 두 청춘의 소심한 순애보적 사랑의 역사가 결국에는 두 남자 모두를 죽음에 이르게 하다니. 사랑이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젊은 시절 가벼울 수도 있었을 사랑의 마음이 일으킨 내변의 변화에 그저 안타깝다는 말 만으로는 부족한 답답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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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유서에서 자신의 죽음을 천황의 죽음에 결부시킨다. 시대적 운명 같은 것으로 자신이 선택하는 죽음을 미화하거나 의미 부여를 하고 싶었던 걸까. 이 지점은 뭐랄까... ‘참기 어려웠다.’는 표현이 내 ‘마음’에 가장 가까운 듯하다.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이들의 심정을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어쩌면 이해하고 싶지 않은지도 모르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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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스스로가 남긴 추천사로 내 추천사를 대신한다. 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그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 그것을 이해하거나 하지 못하기도 하는 나를 마주하는 일. 그것이야말로 ‘나’의 ‘마음’을 알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 아닐까. 그러니 우리는 타인의 이야기일 뿐일지도 모를 소설을 읽고 또 읽는 것이겠지. 결국은 내 마음을 알고 싶어서.
”자기 마음을 파악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인간의 마음을 파악할 수 있는 이 작품을 권한다.“ _나쓰메 소세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