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 그 목소리는 너였어. 그렇지? 그것이 네가 내게 처음 말을 건 순간이었어. 나는 종이가 만들어내는 모든 소음 사이에서 네 목소리를 간신히 들을 수 있었지만, 네가 나머지 다른 목소리들과 다르다는 걸 알았어. 사실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는 모르겠어. 난 네가 누구인지, 혹은 네가 무엇인지 몰랐어. 그저 네가 나의 것이라는 사실만 알 뿐이었지.
<책> 그래, 맞아, 베니. 우리는 어딘가에서 시작해야 했어. (…) 어쨌거나 우린 네가 우리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 것에 안도했지. 안도했고 행복하기도 했어. 왜냐하면 책이 그처럼 인간과 접촉하는 게 쉽지는 않거든. 거기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이 부르는 것을 알아듣지도 못해. 다들 휴대전화를 확인하느라 바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