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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나는 ‘아니면’이란 말을 마음속에서 되풀이할 때마다 소름이 돋곤 했습니다. 절벽 끝까지 달려가 밑이 보이지 않는 낭떠러지를 내려다본 사람처럼 나는 비겁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비겁한 사람이 번민하는 만큼 번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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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모순된 인간입니다. 어쩌면 내 사고력의 문제라기보다도 내 과거가 나를 압박한 결과, 이런 모순된 인간으로 변했는지도 모릅니다. 이 점에서도 나는 내가 자기중심적이라는 걸 인정합니다. 용서해주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