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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자기 입으로 죽는다, 죽는다 하는 사람치고 죽는 사람 못 봤으니까 안심은 된다만. 아버지도 죽는다, 죽는다 하면서 앞으로 몇 년이나 더 사실지 누가 아냐? 그것보다도 별말 없이 건강한 사람이 더 위험할 수도 있지.” 나는 논리에서 나온 건지 통계에서 나온 건지 알 수 없는 이 진부한 어머니의 말을 묵묵히 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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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골 손님들이 싫었다. 먹고 마시는 일을 최종 목적으로 찾아오는 그치들은 뭐든 건수만 있다면 좋아라 하는 사람들뿐이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그들 사이에 끼는 게 괴로웠다. 더군다나 그 사람들이 나를 위해 오게 된다면 내 고통은 한층 더 심해질 게 뻔했다. 하지만 부모님 앞에서 그런 야비한 사람들을 불러모아 잔치를 벌이는 건 그만두자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그냥 너무 유난 떨지 말자고만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