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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생님이 우리집 재산에 대해 물어보거나 아버지의 병세에 대해 물어보거나 하는 것을 일반적인 대화—가슴에 떠오르는 대로 말하는, 일반적인 대화로 여기며 듣고 있었다. 그런데 선생님 말의 밑바닥에는 이 두 가지를 연관시키고자 하는 중요한 의도가 있었다. 선생님 자신의 경험을 알 리 없는 나로서는 물론 그런 의도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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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사람이 오히려 도시 사람보다 더 나쁘다고도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자넨 지금, 친척 중에 이렇다 하게 나쁜 사람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지요. 그렇다면 이 세상에 나쁜 사람이라는 부류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그렇게 판에 박은 듯한 악인이 세상에 있을 리 없지. 평상시에는 모두 착한 사람이에요, 적어도 모두 보통 사람입니다. 그러다 유사시가 되면 악인으로 돌변하니 무서운 거야. 그러니까 마음을 놓지 못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