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우리를 몇 번이고 크게 웃도 록 맹렬히 격려한 건, 우리 스스로를 그 이야기 속에 포함시키지 않으려는 열망이 담긴 본능적인 행위였다는 것을. 그 더럽고 지저 분한 세계를 나와는 상관없는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나 자신은 그 세계 바깥에 있고 싶다는 열망이 반영된 행위였다는 것을. 하 지만 그 열망 역시 더럽고 지저분한 것이었다. 그것이 전부였다. 안과 밖이 모두 더럽고 지저분한 세계. 그러므로 우리 자신을 지 키기 위해 필요한 건 얼마간의 마술이었다. 진짜 사랑과 가짜 사 랑, 진짜 증오와 가짜 증오. 그건 너무나 갑작스럽고도 선명한 깨 달음이었다. p.240-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