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유병에 걸린 사람이 자꾸 집밖으로 나가 는 건 사실은 돌아갈 곳이 있어서라고, 누군가 자신을 찾아주기를 간절하게 바라기 때문에 그런 거라고.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녀는 로맨틱한 감정을 느꼈다. 하지만 결혼을 한 후에는 생각이 바뀌었다. 치매를 몽유병과 같은 것으로 해석해내는 능력이 이 남자의 본질이라고, 세부 사항을 외면하고 박탈시키는 능력. 그런 것도 초능력이라면 초능력이라고 할 수 있겠지. p.140
언젠가 소설가는 거기에 모인 사람들에게 말했다. "어떤 사실은 그저 있는 그대로 쓰는 것 만으로도 소설이 된답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단 한 가지 사실에 대해서만은 절대로 써서는 안 돼요. 그러니까 그건 언제까지나 당 신 마음속에만 있어야 해요." 소설가는 '마음'이라는 단어를 발음 할 때 오른손을 자신의 가슴에 갖다댔다.
그녀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pp.144-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