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너는 앞으로 상상도 하지 못한 그런 삶을 살게 될 거야." 영예은은 얼떨떨하지만, 무언가 아주 무서운 말을 들은 사람처 럼 한동안 나를 내려보았다. p.56
"가족이니까 그런 거야. 넌 우리 가족이 아니니까 잘 모르겠지."
가족이 아니니까. p.58
요즘도 나는 문득 한밤중에 잠에서 깰 때가 있다. 더이상 어둠 을 무서워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어리둥절한 기분으로 이렇게 생 각할 때는 있다. 여기가 어디지? 시간이 좀 지나면 나는 내가 어디 에 있는지 정확하게 알아차리게 된다. 어둠 속에서 돌이킬 수 없 는 실수나 후회를 떠올릴 때도 있다. 하지만 아침이 되면 그런 것 들은 깡그리 잊어버리게 되리라. 마치 어떤 잘못이나 실수도 저지 른 적이 없다는 듯이, 뻔뻔하게. p.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