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분명하게 기억하는 건 자동차가 중앙분리대에 부딪혔을 때 내가 시간을 감각했던 방식 이다. 시간은 순차적으로 흐르지 않았다. 부딪히기 전에 나는 이 미 우리가 부딪혔다고 느꼈고, 그러고 나서 진짜로 부딪힘이 일어 났다. 마치 예지몽처럼. 그건 착각이 아니었다. 인식 다음에 꽝 하는 충돌, 그리고 반동. 순간적으로 나는 내가 상상했던 아빠와 엄마의 사고 장면을 떠올렸다. 진짜 사고는 그런 식으로 일어나지 않는 다. 그럼 어떤 식으로 일어나는 걸까? p.41
"저 소리 들려? 들개가 우는 소리야. 들개는 너를 죽일 수도 있 어. 너가 죽게 된다면 그건 지금이 밤이라서가 아니야. 그건 너가 바로 지금 여기에 있어서야." p.45
이가 딱딱 부딪쳤고, 몸이 아픈데 어디인지 콕 집어 말할 수가 없었다. 나는 벌을 받고 있는 걸까? 하지만 무엇에 대해? 나는 그녀의 계획을 몰랐다. 우리는 계속 떠나갈까? 아니면 나를 집으로 데려다줄까? 그렇다고 그녀에게 어디로 갈 거냐고 물 어볼 수도 없었다. p.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