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소변기!' 그 환자에게 변기를 내밀었어. 그런데 받지를 않네. 보니까 팔이 없는 것야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더라고, 내가 뭘 해야 하는지는 막연하게나마 알겠는데, 그걸 어떻게 해야 할지는 정말 모르겠는 거야, 볓 분을 가만히 서 있었어.
어린아이에 가까운 소녀가 팔이 없는 부상병의 소변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멍하니 서 있는 모습이 떠올랐고 어디를 보고 있었고 누구를 떠 올렸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잊을 수 없는 눈길이라...아이를 키우면서 몸이 힘들어서 아이의 의도를 오해하고 화를 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저를 바라보던 아이의 눈을 잊지 못하겠고 그 순간이 떠오를 때 마다 이제 성인이 된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