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9-나는 그분을 언제나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P17-선생님은 처음부터 나를 싫어했던 게 아니었다. 선생님이 종종 내게 보인 무뚝뚝한 대답이나 냉정해 보이던 몸짓은 나를 멀리하려는 불쾌감의 표현이 아니었다. 가엾은 선생님은 자기한테 다가오려는 사람에게, 다가올 만한 가치가 없는 인간이니 그러지 말라고 경고를 했던 것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던 선생님은, 남을 경멸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경멸했던 것 같다.
P18-선생님은 매달 이날이 오면 꽃을 들고 조시가야 묘지에 있는 어느 고인을 찾아간다고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