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톤먼트」의 원작소설이자 21세기의 클래식 그리고 이언 매큐언의 최고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세게2차대전이 발발하기 전, 살짝 불안감이 감도는 가운데 영국 상류층인 세실리아 탤리스와 탤리스家의 가정부의 아들인 로비 터너의 사랑을 그린다. 미묘한 긴장감을 유발하는 이들의 관계는 세실리아의 동생 브라이어니에 의해 비극으로 치닫는데 상상력과 감수성이 풍부한 소설가 지망생이었던 브라이어니의 오해와 잘못된 판단이 두사람의 인생을 아주 꼬아버린다. 감정이입부터 먼저 되는 나로서는 정말 절망감이 느껴질 정도였는데 사건이 일어나는 단 하루를 묘사하는데 200페이지가 넘는 1부를 다 할애하기 때문이다. 인물들간의 갈등, 심리묘사, 신경전 같은 것들이 섬세하게 세공된 것처럼 밀도가 높았다.
소설을 읽는 내내 나를 떠나지 않는 질문이란,누군가를 오롯이 용서할 수 있을까, 아니 그전에 완벽하게 용서를 받을 수는 있을까였다. 두상황을 오락가락하며 내가 내린 결론은 모두 불가능하다였다. 그나마 스스로의 잘못에 스스로도 용서하지 않는 것, 속죄는 그런 것이라고, 그것이야말로 용서를 최대치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고 소설속에서 힌트를 얻긴 했다.
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대충 결말을 알고 있던 터라 큰 충격은 없을 듯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알고 봐도, 마음의 준비가 되었더라도 이 소설의 반전은 그야말로 불가항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