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 먼로가 노벨문학상을 받았을 때 한 번 읽어보려고 시도를 한 적이 있었다는게 어렴풋하게 기억나지만 완독을 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도 읽다가 다른 책들의 홍수에 휩쓸려 잊어버렸던 것 같다.
나는 중반 이후부터의 이야기들이 좋았다.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극적인 이야기들. "코리", "호수가 보이는 풍경", "돌리"로 이어지는 세 편의 소설을 즐겁게 읽었고, 마지막의 자전적인 글 네 편도 인상깊게 읽었다.
우리가 낯설게 여기는 것들, 소수의 종교 분파, 이방인, 기억의 오류 같은, 편안하지 않게 여기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그래서 나는 이 책을 관통하는 공통된 감정이 "불길함", "불안함", "불편함", 즉 "뭔가 쎄한 느낌"이라고 느꼈다. 그리고 그것이 기우가 아님을 깨달았을때의 충격. 그 속에서 일어나는 등장인물들간의 미묘한 감정선들을 매우 잘 다루는 작가라는 생각을 했다.
그 복잡미묘한 감정을 느끼며 책을 덮은 지금, 본적 없는 캐나다의 그 시골에 향수를 느끼고 있다. 아마 고향이란, 향수란 것은 그런 것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