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근작가의 전작 <헌책방 기담 수집가>를 읽은 적이 있다. '헌책방', '기담', '수집'이라는 도저히 조합이 될 것 같지 않은 단어의 조합이 주는 호기심에 읽게 된 책이었는데 이 책에는 '책', '이야기', '추리'라는 요소가 들어 있어서 흥미롭게 읽었다.
그래서 <헌책 낙서 수집광>이라는 책이 나오자 같은 기대를 하며 구입했다. 그러던 차에 독파에 이 책이 올라오자 반가운 마음에 챌린지를 신청했다.
이 책도 '책', '낙서', '추리'가 나온다. 물론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건 다른 사람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작가 자신의 이야기가 더 많다. 그것은 그 낙서에 대한 추리의 산물이기도 하다.
게다가 '수집광'이라고 적었다. 수집가에서 한층 더 나아갔다. 단지 더 자극적인 제목으로 이목을 끌기 위한 것이려나.
간혹 다른 사람에게 책을 빌려 읽거나 혹은 도서관에서 빌린 책에 메모가 되어 있는 경우를 보기도 한다. 그럴 때 그 글을 쓴 배경이나 그 사람의 생각을 추측해보기도 하는데 이 책은 그러한 것들을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다. 아무래도 헌책방을 운영하고 있으니 그러한 것들을 더 자주 접하게 되었을 것이다.
전작에서는 책을 찾아주고 그 사람의 사연을 듣는 것이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과정이 없으니 추리와 자신의 이야기로 채워지는 비중이 좀 많았지만 그래도 책 이야기가 그것들을 받쳐주고 있으니 지루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아마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나도 읽어본 책들이 나와서 반가웠고, 또 이 책에 소개되었던 책을 찾아서 읽어보기도 했다. 역시, 책에 대한 책은 또 다른 '읽을 책 목록'을 생성하게 한다.
또한 작가 자신의 이야기가 많아서인지 작가에 대해서도 좀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약간의 자부심과 약간의 고집스러움도. 하긴, 그런 것이 없다면 요즘 같은 시대에 헌책방을 운영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글쓰기도 겸하고 있는데 다음에는 또 어떤 책이 나올지 궁금해진다. 또한 나는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도 좋아하는데 나중에는 그런 추리물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