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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책바보가기형도를 읽었을테고 기형도가쓴 책을 가지려고 욕망했을 것이다. 작가지망생들은 기형도처럼 쓰고싶었을 테다. 기형도는 시말고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홀연히 세상을 떠났기에 신화가 될수있었다. 그리고 무심한 시간은 그 신화를 기이한 형태의 그림으로 바꾸고있다. 아니다. 시간은 죄가없지. 잘못 이있다면 언제나 그 시간을 살았던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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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둑도둑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 물론 지나간 시절의 말이다. 어쩌면 이 책을 빌렸다가 또다른 누군가에게 무심코 빌려줘버린 사람도 그 시절의 환상 속에 빠져 사는 우리 중 누군가는 아니었을지. 그러나책주인이 썼듯이 세상은 정말로 그만한 사람이 훌륭하게 살아가는것처럼 보인다. 책을 빼앗긴 사람은 어쩔수 없이 다시 살수밖에 없다. 어쩔수없이 사는건 얼마나 맥빠지는 일인가. 책이든삶이든 어쨌거나 살아보는 수밖에 없을까. 대답 없는 기형도의 신문을 읽으며 바보처럼 나는 책과함께 산다. 살아보려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