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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정도 헌책방에서 일하며 여러 가지를 배웠는데 지금까지도 유용하게 쓰이는 기술은 역시 '무릎치기'다. 무릎지기라는건 헌책방 주인장이 트럭으로 책을 싣고 와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다. 처음봤을때는 이게 무슨 의식 같아서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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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에서 책을 내리면 주인장은 먼저 책등을 왼손으로 잡고 표지 부분을 무릎에 탁 소리가 나도록 친다. 그런 다음 책을 아래로 향해 몇번 흔들고 마지막엔 오른손으로 책장 전체를 후루룩 넘긴다. 이렇게 모든 책을 한권한권예외없이 만지고 나서야 그것들을 매장 안으로 들여보냈다. 왜 그렇게 하는지 물어봤지만 주인장은 대답 하지않고 그냥 '허허 웃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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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향한 신성한 의식이라 믿었던 무릎치기가 사실은 헌책 속에 든 비상금을 찾아내는 행동이었다니. 게다가 수천권이 입고된날도 예외없이 모든 책을 그렇게 확인한다는 데서 주인장의 무서울 정도로 기묘한 집착을 실감했다.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내색하지 않고 그후로도 주인장의 무릎치기를 흥미롭게 구
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