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뒤로 물러 서며 괜찮다는 말을 되풀이하자, 정우는 느리게 쫓아와 거듭 사과 했다. 모든 게 아주 어설픈 놀이처럼 느껴졌다. 실력이 형편없는 사람끼리 바람도 덜 들어간 공을 주고받는 놀이. p.257
그후로 아주 많은 말이 오고갔다. 고향이라거나 가족, 좋거나 싫은 것. 우리는 천천히 묻고 느리게 답했다. 한 사람이 던진 공이 선명한 하늘을 가로질러 상대방의 손에 안겼다. 나는 신이 났다. 모든 공을 놓치지 않고 받아내고 싶었다. 제대로 던지고 싶기도 했다. 그 마음이 불쑥 질문을 던지도록 만들었다. p.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