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관종이 되려면 관종으로 불리는 걸 참고 견뎌야 해.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언니는 모르지? 한 가지 더 언니가 모르는 게 있어. 관종도 직업이 될 수 있다는 거야. 그걸 왜 모를까. 왜겠어. 언니가 꼰대라서 그런 거지.
언니, 나는 언니가 그리 많지 않은 나이에 꼰대가 되어버린 게 슬퍼. 혹시 우리 가족이 언니를 그렇게 만든 걸까. 나는 맨날 부동산 얘기, 연금 얘기만 하는 언니가 차라리 대놓고 자긴 꼰대라고 말했으면 좋겠어. 정색하면서 안 그런 척해서 얼마나 꼴 보기 싫은지 몰라. 언니는 자기가 지성인이라고 생각하지? 다른 사람을 깎아내릴 때 쾌감을 느끼는 언니를 볼 때마다 참 속물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런 걸 스노비즘이라고 한대. p.184